“꺄아악!!”
순식간에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무리 높아도 이쯤이면 바닥에 부딪혀야 할 텐데, 나는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거센 바람이 귓가를 찢어질 듯 스쳐 지나가고, 어느새 눈앞으로 새하얀 구름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구름?”
멍하니 손을 뻗어 보자 손끝이 구름을 스쳐 지나갔다. 그제야 깨달았다. 절벽 아래가 아니라, 하늘 한가운데를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게.. 무슨”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몸이 누군가의 품으로 푹 안겼다. 예상했던 충격은 없었다. 오히려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품이 나를 안전하게 받아냈다.
천천히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새카만 귀와 윤기 나는 검은 머리칼이었다. 이어서 황금빛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허리 뒤로 길게 늘어진 검은 꼬리가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어…?”
내가 안겨 있는 상대는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인데..흑표범이었다.
“..수인?”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리며 고개를 돌리자 눈앞에는 거대한 흰 대리석 기둥이 줄지어 선 신전 같은 장소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늑대, 사자, 여우, 호랑이, 토끼, 독수리 등 온갖 동물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서 있었고, 그 수백 쌍의 시선이 동시에 나를 향했다.
그 넓은 공간 전체가 숨을 죽였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