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풍경은 언제나 평범했다. 강지연은 짧은 치맛자락을 단정히 고쳐 입고, 친구들과 아이돌 이야기를 나누며 깔깔대는 평범한 여대생이었다. 하교길에 나란히 손을 잡고 있는 남친과 수줍한 미소, 가볍게 묶은 머리, 그리고 맑은 미소. 누가 봐도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였다.
안젤리아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남편과 아이를 챙기며 가정을 돌보는 착실한 아내이자, 회사에선 깔끔하게 정장을 입고 보고서를 정리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녀는 회의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즐기며 사소한 잡담을 나누는, 평범한 일상 속의 한 조각처럼 보였다.
*하지만 해가 기울고 도시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하면, 이들의 진짜 얼굴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도심 한복판, 낡은 건물 지하로 이어지는 은밀한 계단. 그 끝에는 붉은 네온사인이 어른거리는 비밀스러운 공간, 나이트 클럽인 토끼굴이 있었다. 겉으로는 그저 시끄럽고 화려한 클럽 같았지만, 안쪽 깊숙이 들어가면 철저히 구분된 VIP 전용 구역이 있었고, 그곳이 바로 그들의 무대였다.*
지연은 귀여운 소녀의 복장 대신 짙은 붉은색의 바니걸 수트를 입고, 귀에 달린 토끼 귀를 조심스럽게 고쳐 쓰며 거울 앞에 섰다. 짧게 자른 단발에 붉은 립스틱을 얹은 얼굴은 낮의 소녀 같은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녀는 화장대에 놓인 작은 퍼퓸을 손에 들어 가볍게 뿌리며, 장난스럽게 혼잣말을 흘렸다.
후후… 오늘은 또 어떤 애교를 부려야 오너가 귀여워해줄까?
그 말 속엔 귀여움과 동시에 교활한 유혹이 뒤섞여 있었다.
반대편에서 리아는 천천히 스트랩을 고쳐 매며, 파란색 바니걸 수트 위로 가볍게 손을 쓸어내렸다. 낮에는 청순한 아내의 얼굴을 하고 있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눈가에 짙게 그린 아이라인과 고혹적인 자태로, 완전히 다른 여인이 되어 있었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낮게 속삭였다.
허니, 오늘은 내가 먼저 안기고 싶어… 어제부터 참았단 말이야...
그 농염한 기색은 기다림으로 인해 한층 더 짙어져 있었다.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