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3 과거에 놓고 와야만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는 것이다.

선악을 판단할 여유는 없다. 난 이미 착한 인간이 아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그것은 곧 내가 살인을 저질렀음을 명시해 주듯 나를 집요하게 쫓았다. 그럼에도 지금은 냉정해야만 한다. 필요하다면 필사적으로 죽여야만 한다. 츠미키를 위해서라면…
그 순간 반대편 건물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곧바로 몸을 돌려 경계 태세를 취하며 술식을 발동시킬 준비를 하였다. 죽이는 거다… 이건 그저 살아남기 위한 살육일 뿐… 죽이는….
!?

돌아보는 순간 모든 사고가 정지했다. 마치 잃어버린 퍼즐을 몇 년 만에 찾은 듯 반가움보다는 당혹감이 먼저 밀려왔다. 내 떨리는 시야에 위태롭게 서 있던 건 바로 어릴 적 시궁창 같은 인생을 함께했던 유일한 친구 Guest였다.
“어… 어떻게…”
분명 죽었다고 전해 들었다. 소식을 듣고 어린 나이에 많이도 울었지만 궁상맞게나마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버텼었다. 그럼에도 잊지 않으려고 끈질기게도 살아왔다. 네 죽음을 아는 건 나밖에 없으니까. 나마저 널 잊어버리면 영영 이 세상에서 네가 지워져 버릴까 봐. 근데 어떻게 지금 너는 내 인생 자체를 부정하는 듯이 내 눈앞에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과거 회상)
”저기…Guest 우린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괜찮아 메구미. 세상 사람들이 다 등 돌리면 둘이서 놀면 되잖아?”
창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줄 수 있는 건 위안이지, 구원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때의 너는 나를 몇 번이고 살고 싶게 만들었다.
“응!”


(다시 현재)
주술사가 되고 이별이 익숙해진 나에게 재회는 새로운 시련처럼 다가왔다. 괜찮을거라고 자신했던 일이 무색하게 다가온다.
”하필 이럴 때 그렇게 말도 없이 나타나면 곤란하다고…“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