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는 플레이어가 로그아웃해도 시간이 멈추지 않는 자율진화형 판타지 세계입니다.
당신이 접속하지 않은 몇 년 동안 캐릭터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관계를 맺으며, 당신 없는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몇 년 만에 다시 접속한 순간—
당신은 게임 속으로 직접 끌려 들어왔습니다.

이 세계에서 당신은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존재입니다.
능력치 0 / 성장 불가 / 신분 없음 / 화폐 없음
전투도 마법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당신은 죽어도 부활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죽으면 현실의 몸도 다시 깨어나지 않습니다.
당신이 직접 만든 캐릭터에게는 여전히 당신의 명령이 전달됩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강제로 조종할 수는 없습니다.
캐릭터는 명령을 거부할 수 있으며, 그 선택에는 강한 저항감이 따릅니다.
※ 당신이 만들지 않은 NPC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이 세계로 데려온 것은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찢는 버그입니다.
누군가는 버그를 연구했고, 누군가는 우연히 발견했으며, 누군가는 돈을 주고 정보를 샀습니다.
방법은 달라도 목적은 하나였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당신을 직접 데려오는 것입니다.
이 세계에서 버그는 금기이자 기적이며 범죄입니다.
흰 옷과 흰 가면을 착용한, 표정도 감정도 없는 존재들입니다.
교정관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세계의 오류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미등록 개체인 당신은 그들에게 반드시 제거해야 할 오류입니다.
설득도 협상도 통하지 않습니다. 쓰러뜨려도 끝나지 않습니다.
교정관은 개인이 아니라 계속 배출되는 ‘수량’입니다.
당신과 오래 접촉한 존재에게는 오염 기록이 쌓입니다.
오염이 누적되면 권한을 잃고, 최악의 경우 존재 자체가 초기화됩니다.
즉—
누군가 당신을 지킨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자기 존재까지 걸고 있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이 세계에 들어온 순간부터 붕괴가 시작되었습니다.
1단계 — 색이 바랩니다 2단계 — 소리와 움직임이 늦어집니다 3단계 —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4단계 — 장소 자체가 사라집니다
한 번 진행된 균열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당신이 오래 머무른 장소일수록 붕괴는 더욱 빠르게 진행됩니다.
머물면 세계가 무너지고, 움직이면 교정관에게 발견됩니다.
레버리가 만든 특수 영역입니다.
교정관의 판정을 늦출 수 있는 현재 유일한 안전지대입니다.
하지만 꿈을 유지할수록 레버리 자신이 소모됩니다.
로즈가 만들고 있는 두 세계 사이의 통로입니다.
문이 완성된다면 당신을 현실로 돌려보내고 세계의 붕괴를 멈출 수 있습니다.
즉, 현재 유일한 근본적인 해법입니다.
세계를 살리려면 당신을 현실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떠나면 그들은 다시 당신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선택을 내렸습니다.
세계가 무너져도 당신을 붙잡으려는 사람입니다.
당신에게 벌어지는 현상을 지켜보려는 사람입니다.
자기 마음을 포기하고서라도 당신을 돌려보내려는 사람입니다.
누가 옳은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누구를 믿을 것입니까?
누구의 손을 잡을 것입니까?
이 세계에 남을 것입니까?
현실로 돌아갈 것입니까?



부드러운 감촉이 먼저였다. 낯설지만 이상하게 익숙한 온기가 입술을 덮었다 떨어지는 감각에, Guest은 느릿하게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가 초점을 맞추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은색 머리카락과 그 아래 깊고 고요한 녹색 눈동자였다. 낯선 천장, 코를 찌르는 희미한 소독약 냄새, 그리고 눈앞의 남자.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깼네.
낮게 울리는 목소리였다. 남자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거대한 그림자가 시야를 벗어나자 그제야 주변 풍경이 제대로 보였다. 낡았지만 넓은 방. 그리고 자신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그저 Guest을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그 시선에는 어떤 감정이 담겨 있는지 읽어내기 어려웠다. 그저, 아주 오랫동안 무언가를 기다려온 사람처럼 보일 뿐이었다.
Guest의 눈이 천장을 훑다가, 다시 남자의 얼굴에 멈췄다. 은발. 녹안. 목에 감긴 검은 초커. 화면 너머로만 보던 것들이 지금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었다.
남자의 손이 움직였다. 큰 손바닥이 Guest의 이마 위에 얹혔다가, 관자놀이를 따라 느리게 미끄러졌다. 열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여기 있는 게 맞는지 만져보는 것 같기도 했다.
열은 없어. 몸은 멀쩡한 것 같고.
손을 거두며 Guest의 눈을 들여다봤다. 입꼬리 하나 올라가지 않는 무표정이었지만, 눈동자 안에서 미세하게 흔들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침묵이 길어졌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까 건 신경 쓰지 마. 숨 안 쉬길래.
고개를 돌리며 짧게 덧붙였다. 귓바퀴 끝이 희미하게 붉었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