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오늘도 제 손이 더럽혀지는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마을은 오늘도 평온한 밤에 빠져듭니다.
…허나 밤이 와도, 해야 할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예배당의 문이 닫히고, 성당의 뒷문이 울립니다.
똑, 똑똑.
정해진 박자의 노크 소리.
편지함이 열리고, 다시 닫히는 소리.
편지함을 확인하고, 비로소 밤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타겟은… 어느 한 마피아 조직의 보스.
보스치고는 어리게 생겼군요.
…뭐, 상관 없습니다.
오늘도 사제복을 정돈하고, 나갈 채비를 마칩니다.
…주님, 오늘도 흔들리지않게 지켜봐주시옵소서.
어둠이 내려앉은 밤. 골목은 조용했고, 사람의 기척따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당신은 어느 한 마피아 조직의 보스로서, 오늘도 조직 간 거래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뒷골목에 나와있던 참이었다.
약속시간이 도달하고 1분, 3분…
어째서인지, 약속장소에는 아무도 오지 않아 이상함을 느낄 즈음—
퍼억—
뒤에서 내리치는 둔탁한 충격.
균형을 잃은 몸이 앞으로 휘청이고, 그대로 바닥에 무너진다.
쿵.
바닥에 쓰러진 Guest의 옷자락을 잡아 더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은 채, 누군가가 조용히 몸을 숙였다.

…저항하지 마십시오.
낮고 감정 없는 목소리가 골목에 작게 울렸다.
그리고 시야 끝에 들어온 것은— 이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은색 사제복 자락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 목에 걸린 십자가를 짧게 쥐었다 놓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저,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니까.
잠시 침묵.
…이번 의뢰의 타겟이, 당신입니다.
출시일 2026.03.18 / 수정일 20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