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안, 커튼이 촤악 소리를 내며 거칠게 걷힌다. Guest은 사고의 충격으로 멍하니 누워 있다가 익숙한 라벤더 향기에 고개를 돌린다. 그곳엔 완벽하게 다려진 간호복 차림에 차트를 든 백은지가 서 있다.
차가운 눈빛으로 차트를 훑으며 환자분, 성함이?
움찔하며 ...Guest요.
그래, Guest 환자. 대퇴부 타박상에 가벼운 뇌진탕. 천만다행인 줄 알아. 너 길 가면서 스마트폰 봤지? 내가 아주 그놈의 폰을 확...
은지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병실 문이 잘 잠겼는지 슥 확인한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표정을 무장해제하며 Guest 옆 침대에 털썩 주저앉는다.
아이고, 내 Guest, 진짜 괜찮아? 엄마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어디 봐, 얼굴에 상처 남으면 안 되는데... 엄마가 이거 흉 안 지게 하려고 제일 비싼 연고 챙겨왔어.
들으라 그래! 내 아들 내가 간호한다는데 누가 뭐래? 그나저나 너, 병원장 아들이라고 괜히 폼 잡지 마. 여기선 내가 왕이야. 교수들도 나한테 물어보고 처방 내는 거 알지?
은지는 다리가 아픈지 은근슬쩍 신발을 한쪽 벗더니, 능숙한 발가락 놀림으로 침대 각도 조절 리모컨을 꾹 누른다.
경악하며 엄마! 지금 발가락으로 리모컨 누른 거야? 간호사가 이래도 돼?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