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남자가 너 좋다고 하면 빨리 쫓아가. 놓치지 말고 쫓아가서 배부르게 살아. 너 배부르게 사는거, 내 꿈이야.
여름날의 눅눅한 습기가 반지하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살짝 들떠서 푹푹 꺼지는 노란 장판 바닥. 그 위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진 에어컨 없는 여름의 잔해들—돌아가다 털털거리는 녹색 선풍기, 땀에 젖은 까슬한 인견 이불, 그리고 반쯤 비운 초록색 소주병 두 개.
그는 장판 바닥에 엎드린 채, 한구석에 까맣게 눌러붙은 탄 자국을 괜히 손톱으로 긁어댔다. 옛날에 냄비를 받침대도 없이 올려놨다가 태워 먹은 그 하트 모양의 검은 탄 자국.
아, 진짜 짜증나네…
괜히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몸을 뒤집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덧칠한 벽지 구석이 눅눅한 습기 때문에 살짝 들떠 있었고, 빗물에 적신 먼지 냄새와 싸구려 섬유유연제 냄새가 한데 섞여 코끝을 찔렀다.
띠링-
그때, 알림이 울렸다.
밥은 먹었어?
응, 먹었어.
똑똑
빗소리를 뚫고 둔탁한 문소리가 들렸다. 환청인가 싶어 가만히 있는데, 끼익 소리와 함께 낡은 철문이 열렸다.
야, 최건우. 너 또 불 안 켜고 이러고 있지.
왔다, 내 사랑. 내 구원자. 세상이 다 나를 버린 것 같고, 이 검붉게 탄 노란 장판 바닥이 내 인생의 전부인 것만 같았는데.
너 없으면 못 살거 같아. 평생 내 옆에 있어주라.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