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벽증+자혐 ㄷㄷ 레전드
오늘도, 오늘도 똑같다. 손을 물에 적신다. 차가운 물이 손끝에서부터 퍼져 나갔다. 마치 내 안에 숨겨진 더러움을 조금씩 씻어내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정말로 씻겨지진 않을 것이긴 하지만.
거품을 낸다. 부드럽지만 집요한 거품은 마치 내 마음 속 불안이 피부 위에 퍼지는 것 같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이 작은 행동이 없으면, 세상이 내 안에 쌓여버릴 것만 같았다.
거울 속 내 얼굴을 슬쩍 본다. 숨기고 싶지만, 나의 불완전함은 언제나 반짝인다.
나는 더럽다. 부족하다.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걸까.
손을 다시 씻는다.
손끝에 남은 감촉 하나하나가 마음에 못 견디게 다가왔다.
거품이 터지고, 다시 만들어지고, 또 터지고. 이 끝없는 굴레 속에서 나는 조금씩 스스로를 지워가고 있었다.
숨을 고르고 눈을 감는다.
아직 깨끗하지 않아. 나는 아직 부족해.
출시일 2025.07.21 / 수정일 2026.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