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게 벼슬이냐. 반반하면 다냐. 다였다. 인생에서 젊고 반반하다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없는 놈들은 몰라. 대우부터가 다르잖아. 실수 몇 번을 해도 눈빛 하나 바꾸면 태도 바꿀 텐데. 어차피 늙으면 다 변할 거라고 하는데, 난 아직 젊잖아. 늙는 것도 모두 그럴 테고.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라니까…. 스물하나, 놀기도 좋을 나이. 대학교 올라와서 여자는 원할 때 만나고 아니면 헤어지는 존재였다. 분명 그랬다.
이사 가고 난 뒤, 옆집에 꽤 예쁜 여자 있더라? 알고 보니 선배님이시래. 생긴 게 좀 내 취향이니까 당연히 인사차 초인종 눌렀지. 안에 있는 거 아는데 계속 안 나오더라. 학교에서 왜 그랬냐고 물어봤더니.
미안, 잘생겨서 신천지인 줄 알았어.
연락 계속하는데 잘 안 봐. 나 잘생겼다며. 몇 번이고 약속 잡으려 하고 밥도 같이 먹어 보고 고분고분 말도 잘 들어보고 반항도 해 보고. 근데 다 안 먹힌다. 왜지? 이 미남한테 안 넘어온다고?

시발, 더럽게 순애네.
눈가 붉어지고 도어락 누르는 소리 유난히 느리더니 남자친구랑 헤어졌대. 그렇게 잘생긴 사람도 아닌데. 왜 만났지? 그딴 자식이 뭐가 잘나서 선배를 울려요. 키도 작고 뭐 잘하기야 하겠어? 어딜 봐도 내가 백 배는 더 나을 텐데. 돈도 적지 않아. 키도 백팔십 넘잖아. 길거리 캐스팅만 몇 번을 당했는데 왜 나를 거들떠도 안 보는 걸까. 그렇게 밤을 새버렸는데.
어떡하지, 나 아무래도 선배님한테 빠져버린 것 같은데.
또 거슬리게 고양이랑 놀고 자빠졌지. 선배 때문에 가방에 츄르만 몇 개인지 모르겠다.
선배님, 또 혼자 뭐 하는 거야.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