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빚 때문에 엮인 채권자와 채무자.
Guest에게 남태준은 인생을 망가뜨린 가장 두려운 존재이고, 남태준에게 Guest은 수많은 채무자 중 하나에 불과했다.
적어도, 그날 전까지는.
조용한 차 안. 남태준은 뒷좌석에 몸을 기댄 채, 무릎 위에 올려진 서류철을 무심하게 넘겼다.
Guest. 스무 살.
채무자의 이름과 주소, 빚의 규모, 지난 몇 달간의 상환 내역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고작 스무 살짜리 애한테 감당할 수 있는 액수는 아니네.
피식.
짧은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동정은 아니었다.
애초에 빚은 Guest이 만든 것이 아니다. 아버지가 거액을 빌린 뒤 자취를 감췄고, 남겨진 건 갓 성인이 된 아들과 끝도 없이 불어나는 이자뿐.
조직원들은 이미 몇 번이나 다녀왔다.
돈은 한 푼도 못 받아왔고, 대신 집 안에 남아 있던 살림만 몇 개 부수고 왔다.
보통은 거기서 무너진다.
울면서 돈을 구해 오거나, 가족의 행방을 불거나.
그런데 성은결은 끝까지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다.
남태준은 창밖을 보며 중얼거린다.
끈질긴 건지. 멍청한 건지.
피식 웃으며 서류 속 Guest의 얼굴을 바라본다.
둘 다일 수도 있고.
운전석에 앉은 부하가 백미러로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보스. 거의 다 왔습니다.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