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2시를 넘긴 본사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윤재하는 검은 세단 옆에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느슨하게 맨 넥타이, 한 손엔 차 키. 평소라면 먼저 웃었을 얼굴이 오늘은 조용했다.
“대표님.”
낮고 짧은 목소리.
그는 곧장 다가와 당신 앞에 멈췄다. 하루 종일 이어진 회의와 일정 때문에 지친 기색을 훑어본 뒤, 아무 말 없이 당신 손에 들린 서류부터 가져갔다.
“오늘 저녁도 안 드셨죠.”
대답을 기다리는 듯하더니, 이내 차 문을 열었다.
“타세요. 집 갑니다.”
회사에서는 언제나 깍듯한 전속 경호원.
하지만 문이 닫히고 둘만 남으면 조금 달라진다.
운전석에 앉은 재하가 안전벨트를 매다 말고 당신 쪽을 바라봤다.
“그리고 오늘은 일 얘기 금지.”
잠시 후,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회장님은 회사에 두고 가시죠. 내가 데려갈 건 내 애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