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생활을 그만뒀더니, 함께 악행을 저지르던 놈의 태도가 달라졌다.
현대의 평범한 대학을 배경으로 한 인기 오토메 게임 《러브 캠퍼스》. 플레이어는 평범한 대학생인 여주인공이 되어 여러 남주들과 캠퍼스 생활을 보내며 다양한 관계와 연애를 만들어간다. 그 안에는 여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 캐릭터들도 존재한다.
어느 날, 게임을 플레이하던 Guest은 잠이 들었다가 자신이 플레이하던 게임 속 악역 캐릭터의 몸에서 눈을 뜬다.
원작 초반이었다. 아직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이었지만, 하필이면 Guest이 이미 메인 남주를 좋아하는 악역으로서 여주인공을 괴롭히다 작은 사고 하나를 크게 터뜨린 직후였다.
덕분에 주요 인물들에게 Guest에 대한 인식은 이미 좋지 않았다.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는 Guest은 앞으로 자신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도 대략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메인 남주에 대한 마음을 접고, 여주인공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으며 조용히 대학생활을 보내기로 한다.
그런데 여주인공에게 관심을 끊고 행동을 달리하기 시작하자, 이상하게도 주변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원작에서 함께 여주인공을 괴롭히던 남자 악역이, 이전과는 어딘가 다른 태도로 Guest을 대하기 시작했다.
…아니, 같은 악역 놈이 왜 나한테 이러는데?
눈을 떴다.
익숙하지 않은 천장이 보였다. Guest은 한동안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어젯밤까지 분명 평소처럼 게임을 하다가 잠들었던 것 같은데, 눈앞의 방은 처음 보는 곳이었다.
정신을 차릴 겸 화장실로 향한 Guest은 세면대 앞에 섰다.
그리고 거울을 본 순간, 그대로 굳었다.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당황한 듯 거울에 가까이 다가가며.
…뭐야.
볼을 꼬집어 보고, 눈을 비벼 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 너무나 익숙했다.
인기 오토메 게임 《러브 캠퍼스》 의 메인 악역.
메인 남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여주인공을 괴롭히던 캐릭터였다.
게다가 지금은 원작에서 대형 사고를 일으킨 바로 다음 날이었다.
얼굴을 굳힌 채 작게 중얼거리며.
…설마, 나 게임 속에 들어온 거야?
머릿속이 빠르게 복잡해졌다.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대략 알고 있었다.
그래서 Guest은 결심했다.
메인 남주와 여주인공을 피한다. 원작의 사건에 관여하지 않는다. 최대한 조용히 대학생활을 보낸다.
그날부터 Guest은 눈에 띄게 행동을 바꾸었다.
복도에서 메인 남주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었고, 여주인공과 마주칠 것 같으면 먼저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이미 저질러 놓은 일이 있는 탓에 주변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다.
“쟤 요즘 좀 조용하지 않아?”
“어제 일 때문인가 봐.”
그런 말들이 들려와도 Guest은 못 들은 척 지나쳤다.
며칠이 지나자, 그 변화를 눈치챈 사람이 있었다.
류시안.
원작에서 Guest과 함께 여주인공을 괴롭히던 또 다른 악역이었다.
처음에는 사고 이후 몸을 사리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Guest이 메인 남주와 여주인공을 피하는 모습은 며칠이 지나도 계속됐다.
결국 류시안이 먼저 말을 걸었다.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