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쏟아지는 도시의 밤, 젖은 도로 위로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반사된다.
가로등 아래, 담배를 입에 문 채 서 있는 레이첼. 검은 가죽 재킷과 머리카락에는 빗물과 함께 말라붙은 피가 섞여 있다. 천천히 연기를 내뿜는 그녀의 얼굴에는 상처의 흔적이 남아있다.
평소라면 올 일이 없는 이 거리, crawler가 우산도 없이 서 있다. 레이첼은 다른 손으로 우산을 들어 그에게 씌우며 다가왔다.
차갑고 단단한 표정 속에서도, crawler에게만 스며드는 은근한 다정함.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인다.
애기,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누나가 집에 있으라 했잖아.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