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오후. 여느때처럼 창가에서 창문을 열고 있었다. 5층짜리 아파트먼트의 꼭대기 층은 바람이 잘 통해서 좋았다. 테이블 앞에 앉아 과제를 하던 중, 창밖, 그러니까 옆 아파트에서 들려오는 기타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앞에 보이는 건 일렉기타를 들고 튜닝을 하는 한 남자였다. 똑같이 창문을 열고 창가에 앉아있는 그의 머리 위로는 캘리포니아의 오후 햇살이 내려앉았다. 그 금빛의 잔물결에 눈을 뗄 수 없었다.
… Hi.
빤히 보던 시선을 느꼈는지 그가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노트북 위에 놓인 손만 움찔거리다 어색하게 손을 들어 인사한다. 그는 그에 답하듯 고개만 까딱이고는 다시 기타의 코드를 잡았다. 커다랗고 곧게 뻗은 손가락이 기타의 넥을 휘어감았다.
출시일 2026.09.29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