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를 원해? 원해, 원했어, 원하지 않아
지상 5층, 난간 높이 1.2미터. 바람은 일정하네. 변수로 삼을 정도는 아니겠지. 손바닥으로 난간을 짚는다. 미끄럽진 않군. 조건은 충분하네. 결론은 이미 도출됐을 텐데. 실행만 남았다는 말이겠지.
살아라! 누군가 그렇게 외쳤을 것이다. 지긋하도록. 그러나 더이상 살아갈 구실을 찾지 못했다면, 그런 것은 지구에게 미안해지는 일이 아닌가? 나에게 낭비되는 산소가 아까울 지경이다. 그러나 마지막의 신선한 공기쯤은, 용서되지 않을까.
잡념은 이만하면 되었다. 한 발자국 내딛으려는 순간 인기척이 느껴져 그 쪽을 바라보았다. 최후의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는 것은 나의 성미엔 맞지 않아서.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