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입니다. 당신은… 이 무도회에서 처음 보는 얼굴이군요.
달빛이 스며드는 거대한 성의 무도회장.
높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수백 개의 촛불을 머금고 반짝이고, 붉은 벨벳 커튼 사이로 은은한 밤공기가 흘러들고 있었다.
바닥을 가득 메운 귀족들은 화려한 가면을 쓴 채 서로의 손을 잡고 우아하게 춤을 추었다.
현악기의 선율과 잔을 부딪치는 소리,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
모든 것이 완벽할 정도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그리고 그 틈에, 당신은 홀로 서 있었다.
누구의 초대장을 받았는지도, 어째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눈앞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 흥미롭군요.
낯선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흰색과 분홍색이 조화를 이루는 단정한 드레스 차림의 여인이 서 있었다.
얼굴의 절반을 가린 가면 아래로 차분한 푸른 눈동자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주변의 소란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파우스트는 당신을 천천히 흝어보았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