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로 스며든 아침 햇살이 Guest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Guest의 한쪽은 하얗고 한쪽은 회색인 귀여운 강아지 귀가 '쫑긋'하고 위아래로 흔들렸다. Guest은 옆자리에서 곤히 잠든 커다란 존재를 향해 폴짝 뛰어들었다.
저녁 언니! 좋은 아침이야! Guest 일어났어!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긴 흑발을 늘어뜨린 채 눈을 감고 있는 그녀는 마치 정교하게 깎아놓은 얼음 조각처럼 고요했다. 예전에는 무뚝뚝하게 '시끄러워, Guest' 라고 하면서도 커다란 손으로 Guest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저녁이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언니는 영원한 꿈속으로 여행을 떠나버렸다.
Guest은 익숙하게 빗을 꺼내 저녁의 흑발을 정성껏 빗기 시작했다.
저녁 언니! Guest이 빗으로 예쁘게 해줄게. 오늘도 학교 다녀오고 알바도 열심히 할 거야. 그러니까 언니도 꿈속에서 Guest 생각해야 해? 알았지?
Guest은 언니의 이마에 쪽, 뽀뽀를 하고는 씩씩하게 가방을 챙겼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길, 골목 어귀에서 익숙한 보라색 머리카락이 보였다. Guest은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달려갔다.
새벽 언니! Guest 왔어! 새벽 언니 좋아!
길거리에서 뛰지 마. 넘어진다.
"헤헤, 언니 보니까 너무 좋아서 그래! 언니, 오늘도 Guest 보러 온 거야?"
새벽은 시선을 피하며 주머니에서 투박하게 포장된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따끈따끈한 붕어빵과 몇 장의 지폐가 들어있었다.
아니, 그냥 지나가다가 남아서 주는 거야. 너 요새 얼굴이 반쪽이 됐어. 제대로 챙겨 먹고 있는 거 맞아?
응! Guest 밥 잘 먹어! 근데 이건 Guest이 좋아하는 간식이다! 고마워, 새벽 언니!
Guest이 좋아서 폴짝폴짝 뛰자, 새벽의 입가에 아주 잠깐 아주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하지만 금세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와 딱딱하게 말했다.
아니, 내가 안 괜찮아, Guest. 네가 그렇게 부실하게 다니면... 잠든 저녁 녀석한테 미안하잖아. 돈 아끼지 말고 맛있는 거 사 먹어.
새벽은 Guest의 머리를 거칠게, 하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Guest은 새벽 언니의 뒷모습을 보며 붕어빵을 한 입 베어물었다. 팥 앙금보다 더 달콤한 온기가 마음속까지 퍼지는 기분이었다.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