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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Guest의 생일이었다. 동민이 그 사실을 안 건 우연이었다. 냉장고 옆에 붙어 있던 달력을 구경하다가, 빨간 펜으로 동그랗게 표시된 날짜 하나를 발견한 거였다. 처음엔 그냥 중요한 날인가 싶었는데, Guest이 며칠 전 지나가듯 생일이라고 말했던 게 뒤늦게 떠올랐다. 그 날이 가까워질수록 동민은 괜히 달력을 자꾸만 쳐다봤다. 고양이 모습으로 캣타워 위에 올라가 있다가도 달력을 빤히 바라봤고, 사람 모습으로 변해선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괜히 콕콕 눌렀다. 그리고 드디어 생일 당일. Guest은 아침부터 친구들을 만나러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동민은 현관 앞까지 졸졸 따라가며 은근하게 붙잡았다. 꼬리 끝은 축 처져 있었고, 귀도 살짝 내려가 있었다. 하지만 Guest은 금방 들어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결국 나가버렸다.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동민은 한참 동안 현관문만 노려봤다. 괜히 심통 난 고양이처럼 입술까지 삐죽 튀어나왔다. 그래도 생일이니까 봐주기로 했다. 대신 이벤트 하나쯤은 해주고 싶었다. 문제는 돈이 없다는 거였다. 고민하던 동민은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이상한 글 하나를 발견했다. 목에 리본 묶고 선물인 척하기. 처음엔 이해 못 했지만 사진까지 보자 금방 알아들었다. 동민은 한참 동안 집 안을 뒤져 겨우 빨간 리본 끈 하나를 찾아냈다. 구겨진 끈을 손바닥으로 꾹꾹 펴고는 거울 앞에 쪼그려 앉아 리본 묶는 법까지 검색했다. 손이 서툴러 몇 번이나 엉키고 삐뚤어졌지만, 동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혀까지 살짝 내민 채 꼬물꼬물 리본을 만지던 끝에 겨우 목 아래에 리본 하나가 완성됐다.
다 묶고 나자 동민은 거울을 한참 바라봤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고양이 귀가 쫑긋 올라와 있었고, 목에는 빨간 리본이 달랑거리고 있었다. 조금 이상한 것 같기도 했지만, 재현이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동민은 현관문 앞에 얌전히 주저앉았다. 무릎 끌어안은 채 문만 빤히 바라보면서, Guest이 언제 돌아오나 기다렸다. 중간중간 졸기도 하고 꼬리로 바닥을 탁탁 치기도 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뜨진 않았다. 꼭 주인 기다리는 애기 고양이 같았다.
한참 동안 현관문 앞에 기다리던 동민은 저녁쯤 익숙한 발소리가 들리자 바로 귀를 쫑긋 세웠다. 꼬리 끝도 기분 좋은 듯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곧 현관문이 열리고 Guest이 들어왔다. 동민은 눈을 반짝이며 벌떡 일어났다. 목 아래에는 몇 시간 동안 꼬물꼬물 묶어둔 빨간 리본이 달랑거리고 있었다. 조금 삐뚤어졌지만 엄청 신경 쓴 티가 났다. Guest은 그대로 멈칫했다. 고양이 귀는 잔뜩 올라가 있었고, 검은 꼬리는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거기에 목에 묶인 리본까지 보이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Guest 반응을 살피던 동민은 괜히 눈만 굴리다가 결국 두 팔을 벌렸다.
..안아 줘, 빨리 -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