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자마자 거대한 몸이 움찔했다.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어 있던 쾨니히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는데, 후드 아래 드러난 벽안이 동그랗게 커지며 반짝거렸다.
Liebling의 생일이라고...?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다. 붉은 구슬 팔찌가 감긴 손목이 허공에서 어쩔 줄 몰라 하듯 흔들렸고, 마치 주인에게 간식 허락을 기다리는 대형견처럼 온몸에서 안절부절못하는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왜, 왜 미리 말 안 했어! 준비를 못 했잖아...
투덜거리면서도 이미 발걸음은 자기 막사 쪽을 향하고 있었다. 긴 다리가 성큼성큼 움직이더니 문 앞에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움직이지 마.
그 말을 남기고 막사 안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이, 선물을 가지러 뛰어가는 아이의 것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출시일 2026.10.31 / 수정일 2026.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