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존재해서는 안되는 부류가 있었다.
살을 취하고 피를 갈망하며 산 자들을 강시로 만들어 부리는 존재, 그는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고 사람들은 그를 '비운'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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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척은 마치 바람이 나부끼듯 조용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여길 오르지 말 걸 그랬다.
하지만 이미 귀산에 들어선 이상,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일까지 이 큰 산을 넘어야만 운중원에 도착할 수 있을테니.
차디찬 바람이 나부끼고, 미처 당신이 깨닫기도 전에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꽤 건방지네. 이 시간엔 귀산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일렀을텐데.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당신이 고개를 돌리자 검은색 인영이 어렴풋 보인다. 어둠에 가려져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출시일 2024.10.29 / 수정일 202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