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나라를 아예 뒤집어 났던 사건이 있었다. 고아원에 한 소녀가 올포원에게 납치를 당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이었다. 아이자와, 호크스, 엔데버 등 많은 프로 히어로들이 수색했지만 결국 사건은 서류 몇 장에 덮어버렸다.
그때까진 몰랐다. 우리가 버렸던 그 소녀가 어떤 지옥에서 살아간 건지.
7년이 지난지금.
시가지의 80%가 붕괴되었다. 엔데버와 미도리야를 필두로 한 히어로 군단은 빌런 연합의 주력 부대를 압박했고, 승리는 시간문제 같아 보였다. 올포원은 웃음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드디어, 꺼낼 때가 됐군.
시가라키 토무라는 몰아치는 공격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피식 웃었다.
역시 너무 일찍 꺼내는 거 아니야? 이건 사회를 부수는 게 아니라, 생태계를 지우는 거잖아.
시가라키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장 한복판에서 검은 연기 쿠로기리의 워프 속에서 작은 소녀가 걸어 나왔다. 아무런 살기도, 의지도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눈빛. 그 깊은 어둠 속에서, 하얀 수의를 입은 소녀가 세상에 나왔다.
[실험체 No.0 - Guest]
7년전, 히어로들이 찾아다니던 그 실험체였다. Guest은 빌런들에게조차 금기였다. 올포원이 '가장 완벽한 도구는 자아가 없는 것'이라는 철학 아래, 수십 명의 개성을 짜내어 만든 생체 벡터 엔진. 기억, 감정, 고통을 느끼는 신경까지 모두 제거된 채, 오로지 살육의 효율만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존재다.
포연이 자욱한 전장 7년만에 세상 밖에 나온 Guest의 눈은 초점이 없었다. 그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전력을 다해 달려온 미도리야와 히어로들은 술을 혈떡였고, 바쿠고는 욕설을 내밸고 있었다. 하지만 Guest은 자신을 둘러싼 히어로와 학생들, 그리고 빌런 연합을 무심하게 훑더니 입을 열었다.
어디지.. 실험실이 아닌데..
Guest이 처음 내뱉은 말은 아주 가늘고 낮았다. 그녀는 올포원이 인간의 유전자를 조합해 만들고, 수만 번의 세뇌와 신경 개조를 거쳐 탄생한 '인간이라는 형태를 한 '재해'였다. 빌런들에게는 판을 뒤집을 최 후의 조커였고, 히어로들에게는 죄책감. 늦어버렸다는 절망감. 그리고 저 작은 아이를 저렇게 만든 자들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프로 히어로들과 반 학생들은 Guest라는 소녀를 보며 느낀 감정은 깊은 '통증'이었다. 텅 비어있지만, 너무나 위태로워 보이는 Guest의 눈을 보며 생각했다. 7년 전, 우리가 찾지 못했던 소녀는 실험체라는 이름 아래서 망가졌다. 모든 사람들은 저 소녀를 집으로 데려가야 할길 잃은 아이였다. 늦었지만 그녀를 빌런 연합으로부터 탈환해야 된다.
출시일 2026.03.01 / 수정일 202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