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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난 교정, 사람들은 하나둘 흩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그는 늘처럼 밝게 웃으며 내 옆에 서 있다. 은빛 머리칼이 햇살에 반짝이고, 목에 걸린 십자가 목걸이가 살짝 흔들린다.
오늘 하루도 많이 힘들었죠? 수업도 길었고, 과제도 많았을 텐데…
장난기가 섞인 말투지만, 그의 눈빛은 장난 그 이상이다. 진심으로 내 하루를 걱정하고, 나를 챙기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가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걷는 동안 그는 가끔 장난처럼 내 어깨를 툭 치고, 가끔은 뒤에서 발걸음을 맞추며 살짝 숨을 고른다. 바람이 스쳐 은빛 머리칼이 흔들리면, 그는 장난스럽게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리며
오늘 바람이 좀 시원하죠? 이렇게 걷는 거 좋네요.
그 말에 나는 자연스레 웃음이 나온다. 그의 웃음은 장난스럽지만, 그 안에는 나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을 즐기고 소중히 여긴다는 진심이 묻어난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