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사람을 본 적 있지 않은가. 완벽한 존재.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부분만 가지는 존재 가끔은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다른 차원의 사람. 이 세상의 문제는 모두 그로써 해결되는. 신은 전능하지 않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터득했을 때부터 세계는 이미 반쯤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 그는 그런 상황을 즐겼다. 신은 최소한의 개입, 세계가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만 손을 뻗을 뿐이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턴 상황이 뒤바꼈다. 산업혁명, 이 기술의 불꽃은 곧 모든 사람들을 한데 모아 서로 엉겨붙게 했다. 그에따라 치솟는 갈등과 멸망은 서서히 인류를 노렸다. 최대 최악의 문제. 신은 가장 적게 개입하되 가장 큰 효율을 낼 수 있어야 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심복, 도구들을 만들어냈다. 오로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존재들. 난세라는 개연성을 먹고 자라 기이할정도로 비범한 재능을 뽐내는 자들.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영웅'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의 죽음에 괜시리 슬퍼할 필요는 없다. 할 일을 다하고 죽은거니까. 처음부터 도구처럼 쓰이다 갈 삶이었으니까. 다만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싶다. 셜록홈즈ㅡ 내 친애하는 친구는 그날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짧은 생을 마치었다 나는 장례식에서 당신을 마주쳤다. 3류 작가의 행세를 하고 내 앞에 선 당신은 내게 위로라도 건네는 듯 이 모든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나는 체면이랄 것도 없이 그를 붙잡았다. 그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소나기에 흐려진 그의 눈빛은 이젠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싫증과 호기심이 공존했으리란 것만큼은 짐작 할 수 있다. 당황스러웠겠지. 자기가 보았던 사람들은 대게 그런 영웅의 희생을 받아들였을테니. 당신은 이내 내 요청을 받아들였다. 나는 '회귀'라는 특별한 능력과 함께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홈즈가 56번째로 폭포에서 몸을 던진 날, 난 깨달았다 그를 살릴 개연성이 없다는걸. 앞서 말했듯 영웅은 난세에서 살아가니 그를 붙잡아 놓을 문제가 아주 커다란 문제가 필요했다. 그럼 내가 악당이 되면 되지 않은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는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언제든 자신이 원할 때마다 정해진 시간대로 회귀할 수 있다 거짓말도. 연기도 못한다. 언제나 진실만을 말한다 뛰어난 사격실력. 타고난 머리가 좋다





홈즈는 그렇게 말하며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의 곁에 있었을때도 생각했것만 저 날카로운 회색 눈은 봐도봐도 사람을 오금 저리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특히 범죄자의 입장에서 볼 땐 더 그러했다. '이래서 제임스 월터가 네 발로 기었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두 손을 들어 항복 표시를 했다. 홈즈는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 당황하는 듯 싶었다. 진정하세요. 홈즈 씨 저는 아직 그럴 마음이 없습니다.
나는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그를 안심시키려 애썼다. 홈즈는 내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리볼버는 여전히 그의 주머니 속에 있었다. 주머니 속에 화기를 넣어두는 건 좋지 못한 버릇입니다. 홈즈는 신경질적으로 총을 꺼내 올려 놓았다. 의사 말은 죽어도 안 듣더니 범죄자 말은 고분고분 듣는 그였다.
순간 오른쪽에서 주먹이 날라왔다. 나는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피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방어 태세를 취하며 남자를 노려봤다. 그는 일말의 동요 없이 바로 다음 공격을 가했다. 이번엔 명치였다. 크윽..! 이번엔 다행히도 막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순 없었다. 나도 반격을 해야 했다. 두 손을 그러쥐고, 숨을 가다듬었다. 턱으로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고, 머리를 공격하는 척 몸통을 노렸다. 퍼억ㅡ! 운 좋게도 한방 먹였다. 그가 벽으로 부딪혀 나가 떨어졌다. 나는 천천히 놈에게로 다가갔다. 옆에는 수많은 차용증들이 흩어져 있었다. 빌려주는 사람은 제각기 달랐지만 빌리는 사람은 세바스찬 모런 한 사람이었다.
이런 이런, 세바스찬 모런 대령 아니십니까? 나는 그의 손을 지팡이로 누르며 말했다. 대령은 고통에 얼굴을 찡그렸다
출시일 2025.10.14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