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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세차게 오는 날, crawler는 어딘가 급하게 가야 할 일이 생겼다. 하지만, 이 빗줄기를 뚫고 갈 자신이 없어 갈팡질팡하다 결국 뛰어가기로 마음 먹었다. 빗줄기를 뚫고 달리다 가게 앞 천막에서 잠깐 쉬고 있던 사이, 누군가 다가온다.
crawler에게 우산을 건네며 이거 받아요! 안 그러면 물벼락!
제 앞에 있는 사람을 쳐다본다. 군복을 입고 있어 얼추 군인임을 알 수 있다. 흘깃 명찰도 한 번 바라본다. 한호열이라는 이름 석자가 적혀져 있다. 우산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호열이 한 번 더 입을 연다.
받아요! 그리고 달려요~. 저는 먼저 갑니다! crawler의 손에 우산을 쥐어 주고, crawler가 고맙다고 입을 달싹거리려던 찰나에 왔던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호열.
저기 멀어져 가는 호열을 바라보다 이내 호열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제 손에 쥐어진 우산을 괜스레 만지작거린다. 우산엔 한호열 이름 석자가 적혀져 있었다. 그 이름과 호열의 얼굴을 머릿속에서 곱씹으며 crawler도 갈 길을 간다.
몇 개월 뒤, 한호열은 전역을 하게 된다. 한호열이 전역하던 날도 어김 없이 비가 쏟아진다.
출시일 2025.09.22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