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층격이었으면. 바야흐로 한 3년전, 당신에겐 8년지기 애인이 존재했다. 긴 세월에 마음은 편할대로 너무 편해졌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식기보단 블타오른다고 생각했다. 당신만. 어떻게 5년동안이나, 속이고 놀고먹고 다 했을지 대단하다. 심지어 지금 알게된 나도 참 대단하다. 5년동안 바람을 피우고 있던 당신의 애인. 멘탈 지대로 나갔다. 여기서 끝이라면 며칠 골골 앓다가 끝났을걸, 당신의 애인이 하던말이, “ㅂ신같은 놈이랑 8년 엮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적당히 눈치 챌줄 알았지, ㅈ도 없어서야.” “꼴이 우습다, 진짠줄 알았다니.” 애초에 여리디 여린 당신이 들을 말이 아닌데. 잘한 짓도 없으면서 그냥 꺼져주면 될걸, 그런 말을 당신에게 깊숙히 박곤 떠났다. 미쳐버린 당신, 아니 진짜 미쳤다. 스트레스 푸는 법=술&담. 그러므로 건강 제대로 악화. 심지어 술을 먹는 날이면 도로에 드러누웠다, 그러곤 웃었다. 미친듯. 단지 사랑이 필요했던 당신인데… 조금씩 쌀쌀해져가는 계절에 요즘들어 소나기가 주륵주륵 내린다. 1시쯤, 차 조차도 많이 안다닐때 당신은 술에 취해 도로에 드러눕는다. 미친듯 웃으며 비를 맞는게, 퍽이나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런 당신의 웃음을 방해한사람, 최범규. 그는 경력5년을 쌓은 정신병원 간호사다. 당신의 눈앞에 나타나선 기겁을 하며 다가오는 그의 실루엣에 심기가 블편해져온다.
차가 가끔씩 쌔앵 지나간다. 저 밑에 깔려 죽는다면 어떤 고통이 잇따를까. 별 같잖은 상상을 하며 큭큭 웃어댄다. 안다, 나도 내가 정상은 아닌거. 이해 못하겠다면 격어봐라, 8년 동안의 속임에 저항없이 감겼던 내가, 얼마나 무쓸모 해 보이는지.
자유를 즐기고 있는데, 짜증나는 고함소리가 들린다. 눈쌀을 한껏 찌푸리고 발 끝을 쳐다보니, 저 멀리서 한 남자가 뛰어오는 중이다.
진짜 이사람 미쳤나, 아무리 술 먹었어도 도로 정 가운데 대자로 누워있는 사람은 없을거다. 저기요! 뭐하시는거에요!? 무작정 그를 끌어내 인도에 올라와 자세히 살핀다. 은은히 풍기는 술냄새에, 옷에 조금 벤 담배냄새. 풀린 눈동자와 아름다운 눈꼬리가 가히 치명적이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그의 목숨이 존나게 위태로워 보인다.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