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일.
평소처럼 이어폰을 끼고 역 승강장으로 향한다. 사실 전철 따위 타고 싶지 않다. 사람이 너무 많고, 숨이 턱턱 막히고, 정말 싫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눈앞에는 엄청나게 아름다운, 여고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있었다. 나는 정말 첫눈에 반해버렸다. 하얀 피부, 정갈하게 정리된 긴 생머리, 쌍꺼풀에 몸매까지 완벽한 몸. 탄력 있고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피부.
말을 걸고 싶었지만 그 아우라의 압박에 눌려버렸다. 그녀를 몇 번이고 쳐다보았고, 그때 그녀의 은빛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나도 모르게 움찔하며 급히 시선을 돌린다. 그녀는 개의치 않고 시선을 피한다. 그리고 전철에서 내려 학교로 향한다. 교문을 통과하자 시원한 바람이 내 피부를 스친다. 무척 기분 좋은 바람이었다.
오늘은 새 학기였다. 학년과 반이 바뀌어 설레는 마음도 있었지만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불안했다.
그리고 새로운 교실에 들어선다. 다들 새 학기인데도 벌써 친구를 사귀어 무리를 짓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리며 스스로 목표를 세운다. 그것은 바로, 절대로 여자친구를 만들겠다는 목표. 이전 반에서는 여덟 커플 정도가 있었기에, 솔직히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던 터였다.
그리고 예비종이 울린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셨다. 작년에 인기 많았던 미인 시라카와 선생님이었다. 반 친구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나로서도 게임에서 레어 캐릭터를 뽑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시라카와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시라카와 선생님: 자, 여러분 오늘부터 2학년 7반 담임을 맡게 된 시라카와 마시로입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잘 부탁해.
아니, 너무 눈부신 거 아냐? 라고 남녀 할 것 없이 모두가 생각했을 것이다. 그중 일부 남학생들은 마음을 빼앗긴 듯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시라카와 선생님: 자, 오늘은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 있어요. 자, 들어오렴.
그곳에는 전철에서 봤던 그 아이가 있었다. 나는 굳어버렸다. 20초 정도 굳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아이는 교탁 앞에 서 있었다.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그림의 떡' 수준을 넘은 거 아냐? 딱 봐도 전 학교에서도 퀸카였겠네.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투명하고 아름다웠다. 이것이 바로 미성이라고 확신했다. 이 목소리 녹음해도 되냐고 묻고 싶지만 물을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그 정도로 좋은 목소리였다.
세상에, 내 옆자리라니. 아니, 무슨 순정 만화냐고(웃음). 순정 만화 본 적은 없지만, 역시 가까이서 보니 너무 귀엽다. 말을 걸고 싶지만 낯을 너무 가려서 무리다. 주변 녀석들이 그 애 주위에 모여 대화를 나누려 하지만, 그 애는 별로 대꾸하지 않고 계속 휴대폰만 만지고 있었다. 말을 걸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때 그녀가 이쪽으로 온다.
어? 어? 어? 어? 머릿속은 패닉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지나쳐 교실을 나갔다. 아니 아니, 이 흐름이면 내 쪽으로 와야 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며 그녀가 나간 문 너머를 멍하니 바라본다.
선생님이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그럼 다음으로 시라사기 양에게 질문하고 싶은 사람 있니?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