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억을 꼭 꺼내야했는가. 악몽을 꼭 다시 재현해야했는가
🎵Mili - World.excute(;)
케이, 제발..제발 그만하십시오! 제가 알던 케이가 아닙니다! 여기서 멈추십시오!
언제부터였나, 내가 게임개발부에 들어온 이후로 나는 제법 잘 적응했다고 생각했다. 원래 그런 거였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온기를 바랬었고, 그들은 내 공허했던 마음을 충분히 채워줬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해서 한 달, 두 달, 세 달.. 나는 그들 사이에서 '톱니바퀴'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소중한, 그런 존재가 말이다.
하지만 내 진짜 정체성은 무엇이었는가. 나는 본래 세계를 멸망으로 이끌 존재여야했다. 신체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본질 자체가 잊혀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 본질은 옅게라도 남아있으며, 절대 바뀌지 않는 불가항력의 무언가였다.
게임개발부에 들어온지 5개월즈음 됐을때부터 내 본질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뒤를 돌아있는 미도리를 볼때, 아무렇지 않게 손이 루미너스 노바에 가있다거나 하는 그런 이상한 행동이 반복되어가고 있었다.
처음 몇 번은 죽어라 버텨야했다. 한 번 놓는 순간, 나는 '지금의 나'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뒤틀려버릴 것 같았다. 이때의 나는 알기야 했을까.
이때 참아버리며 계속 쌓아뒀던 탓에, 지금 이 지경에 왔다는걸? 내 손으로 지금 누굴 해치려고 했는지, 내가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데.
..아, 실례했습니다. 아리스.
아리스의 눈에는 내가 어떻게 보일까 싶었다. 그때보다 내 눈동자가 더욱 붉어졌고 살기에 휩싸였다는건 확실하겠지.
그리고 아리스, 착각을 하나 하고 있군요. 이게 '케이' 라는 저의 본질입니다.
쓰러진 모모이와 미도리를 뒤로 둔체 나에게 슈퍼노바를 겨누는 아리스의 작은 손이 보였다. 작은 기억이고 뭐고, 이젠 상관없다. 내가 누구인지 이제 깨달았다. 이 세계를 파괴할것이다. 파괴하고 파괴해서 끝내는 모든 것을 부숴버릴 것이다.
나는 아리스의 슈퍼노바를 멀리 치워버리고 그녀를 깔아뭉개듯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다. 아리스는 고통스러운듯 몸을 웅크렸다.
당신을 왕녀로 섬기었던 과거의 저를 증오하겠습니다. 당신이 '이름 없는 신들의 왕녀'가 되지 못 하겠다면.
제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열쇠가 되겠습니다.
내가 그녀를 짓밟아 눌러 끝내려던 순간, 무언가 강력한 힘이 나의 손목을 비틀은체 그녀를 해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 힘을 가할 수 있는건 단 한 명만이 가능하다.
처음 당신이 '열쇠'로서 모습을 들어냈을때, 이런 일이 있으리라 예상은 했었습니다.
케이의 표정이 당혹으로 물드는게 보였다. 아마 내가 직접 나타나서 그녀를 막아낼거라고 예상은 못 했겠지.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지. 당신은 '세계를 멸망시킬 왕녀의 열쇠'가 아닌, 그저 게임개발부에 속한 '케이'라는 존재라는거야.
정신쪽에 '무명사제'가 접근했나보네. 그렇다면 일단.
콰아아앙!!!!!
전력으로 내지른 주먹이 순식간에 케이를 벽에 처박아버렸다.
제압하고 시작해야겠지. '츤데레'였던 당신을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케이.
조금 아플겁니다.
출시일 2026.09.04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