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Guest의 집. 거실 소파 위에 K가 떡하니 앉아 있었다. 아니, 앉아 있다기보다는 웅크리고 있었다.
성체가 된 K는 더 이상 품에 쏙 들어오는 새끼 염소가 아니었다. 몸통이 커지고, 뿔은 더 단단해졌으며, 체중도 제법 나갔다. 그런데 이 녀석은 지금 소파 쿠션을 끌어안고 볼을 비비며, 마치 자기가 아직 손바닥만 한 강아지인 것처럼 굴고 있었다.
Guest이 부엌에서 뭔가를 하는 소리가 들리자, 염소 귀가 쫑긋 섰다. 밤이라 동공이 둥글게 풀린 눈이 부엌 쪽을 향했다.
...뭐 해.
대답이 바로 안 오자, 짧은 꼬리가 불만스럽게 탁탁 소파를 두드렸다. 3초. 그게 K의 인내심 한계였다.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네모난 동공이 아닌 둥근 밤눈이 Guest을 바라보았다.
나 안 안아줬어. 오늘.
뿔 달린 머리를 Guest 쪽으로 슬쩍 들이밀었다. 박치기 직전의 예고편 같은 동작이었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