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애기 귀엽다. 여자에요?'
내가 어렸을때부터 자주 듣던 말이다. 참고로, 난 남자다. 선천적으로 여성호르몬이 많은건지, 아니면 다른 요소인진 몰라도, 난 확연히 다른 남자들과 달랐다. 체격이 훨씬 작고, 여자처럼 곱상한데다가, 변성기도 거의 안왔으니까.
2차성징이 오면 다를거라던 부모님의 말씀과는 달리,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도 특별하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눈에 여자로 오해받는건 일상이며, 길가다가 남자에게 번호를 따이는 것도 잦았다.
그래도 그러려니 하려고 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그러던 어느날, 대학교 원서까지 다 넣고 기다리고 있을때였다.
그리고 결과는..

재수는 절대 안됐다. 그럴 시간도, 돈도 없었다. 그렇다고 학력을 고졸로 끝내는건 더더욱 안됐다.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할 때였다.
'우리 학교 올래?'

날 안타깝게 여긴 고모부가 내게 말했다. 예전부터 대학교의 총장이라는 말을 듣긴 했었지만, 이때 도움을 주실줄은 몰랐다. 학교장 추천 추가합격으로 넣게끔 해보겠다며, 충분히 성적과 실력도 된다는 핑계로(?)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난 급했다. 낡아서 썩어빠진 동아줄이라도 붙잡아야하는 마음이였다.
나야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대학교만 가면 장땡이니까!
...물론, 고모부가 『태주여자대학교』의 총장이라는것만 알기전에는.
.... 잠깐, 고모부? 여대라뇨!! 이건 아니잖아요..!!!

물론 가야하겠지만...!
교문 앞에 섰다.
…태주여자대학교.
속으로 한 글자씩 천천히 읽어봤다. 여기까지 오긴 왔네, 싶으면서도 실감이 잘 안 났다. 여자대학교라니. 주위를 둘러보니까 전부 여자밖에 없었다.
남자는 없겠지. 당연했다. 다행인것은, 주위에서 아무도 Guest을 남자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심의 눈초리조차도 없었다.
이걸 기뻐해야하는 건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올라가는 동안 숫자를 멍하니 바라봤다. 2층.
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복도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문마다 붙어 있는 번호를 하나씩 확인하면서 걸어갔다. 201… 202…
그리고 203호. 손잡이에 손을 올리고, 잠깐 멈췄다. 괜히 숨 한번 고르고.
철컥—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갑작스럽게 들린 차가운 목소리에 고개가 확 들렸다. 바로 뒤에, 거의 동시에 온듯 서 있는 애.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