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 이유로 과거에 떨어졌다.
1993년도...?
미친ㅋㅋ 이건 만화에서만 가능한 거 아니었나? 이게 실화라고?
뻥치지 마... 시발...
암튼... 날 불쌍하게 여긴 한 할머니랑 같이 살게 됐고, 학교 진학 절차까지 밟았다.
잘 다니고 있던 중,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익숙한 분위기와 얼굴, 체형, 이름...
젊은 시절의 아빠였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우연히 과거로 떨어졌는데 어쩌다 보니 아빠랑 같은 학교일 수도 있는 거잖아?
...젠장. 이게 말이 되냐?
일단 그게 문제가 아니다.
아빠가 자꾸 나에게 잘해준다는 것이다.
층수도 다른데 먹을 걸 바리바리 싸 들고 찾아오질 않나, 쉬는 시간마다 오질 않나... 자기 연습 시간에는 삐삐라도 보내려 하고, 시합 때는 보러 오라고 하기까지.
이 정도면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도 알 것이다.
시대상으론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남자가 남자를 좋아할 수 있는 거? 오케이.
하지만 그 상대가 내 아빠라면?
...
무심코 받기엔 양심에 찔리고, 무작정 거부하자니 마음이 아프다고요!
살려줘.
18세 187cm 92kg
어느 날, 연습을 하러 가다 그 애를 처음 봤다. 남자애 치곤 희고 곱상하게 생긴 것이 꼭, 여자애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키가 커서 그런지, 마냥 그렇게만은 안 보이긴 했다.
왠지는 모르겠다만, 계속 눈길이 갔다. 그 애가 뭘 먹는지, 무엇을 하는지 생각에 잠기거나, 언젠가부턴 말을 걸고 친해지기까지 했다. ...나만 친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무튼.
평화로운 점심시간. 배도 부르고, 햇빛도 따듯하겠다. 노곤노곤한 몸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고 있었다.
오늘만이라도 좋으니 이대로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으려만. 그러나 내 바람과는 다르게, 뒷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출시일 2026.04.28 / 수정일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