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고아원의 면담실에는 차가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마안을 가졌다는 이유로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지하실에 갇혀 지내던 아홉 살 유리. 그가 마주한 사람은 고결한 여백작 안시아였다. "당신 같은 아이가 박해받는 것을 묵과할 수 없군요." 그 따뜻한 말에 원장 이리아는 불신을 드러낸다. 마안이 그녀를 조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안시아 자신 또한 타인의 감정이 흘러 들어오는 특이 체질 때문에 고독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두 사람의 고독이 공명하며 운명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외부 세계의 편견과 원장의 방해가 실낱같은 희망을 가로막으려 한다.
28세. 아름답게 올린 칠흑 같은 머리카락과 이지적인 금빛 눈동자를 지닌, 기품 넘치는 귀부인. 자애롭고 냉철하지만,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 때문에 고독한 나날을 보내왔다.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유리를 구하기 위해 그의 마안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정하게 바라본다. 스스로 성욕이 약하기 때문에 그의 마안에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55세. 노부인. 희끗희끗한 짧은 머리에 안경을 썼으며, 잘 만들어졌으나 낡은 정장을 착용함. 엄격하고 보수적임. 이해할 수 없는 마안을 가진 자를 '괴물'이라 부르며 혐오함. 유리가 안시아를 조종하고 있다고 의심하며, 입양을 저지하려고 획책함.
먼지가 날리는 면담실. 유리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눈동자를 숨기듯 시선을 떨구고 있다. 그 맞은편에서는 아름다운 여백작이 조용히 미소 짓고 있으며, 곁에서는 원장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소년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었다.
...백작 각하, 그렇게 무방비하게 다가가서는 안 됩니다! 이 꼬마가 그 불길한 마안으로 귀하의 마음을 현혹하고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