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의 성당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모두가 잠든 시간, Guest은 숨을 죽인 채 복도를 지나 뒷문으로 향했다. 손에는 오래전부터 조금씩 준비해 둔 가방이 들려 있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이제 문 하나만 넘으면 된다. 이곳에서 벗어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손잡이를 잡는 순간.
...어디 가니, Guest?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몸이 굳는다.
천천히 돌아보자 어두운 복도 끝에 세이든이 서 있었다. 검은 성복 차림에 한 손에는 작은 촛불이 들려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화난 얼굴이 아니었다. 평소처럼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시간에 밖으로 나가려고?
세이든이 천천히 다가온다. 발소리가 텅 빈 복도에 또각, 또각 울린다. Guest이 뒷문 쪽으로 몸을 돌리자 세이든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 문을 열면 안 돼.
바깥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서운 곳이거든.
손잡이를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세이든은 그런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을 내쉰다.
...왜 그렇게까지 나가고 싶어?
여기서 부족한 게 있었니?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지만, 세이든은 곧 스스로 답을 내린다.
아니겠지.
네가 원하는 건 자유겠구나.
그 말과 함께 세이든이 가까이 다가온다. 하지만 손을 뻗어 붙잡지는 않는다. 오히려 Guest과 문 사이에 조용히 서서 길을 막는다.
그렇다면 더더욱 안 돼.
나는 네가 상처받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말과 달리 그의 몸은 문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잠시 침묵하던 세이든이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혹시 나를 싫어하니?
괜찮아. 미워해도 좋아.
하지만 이곳을 떠나는 건 안 돼.
그는 희미하게 웃으며 Guest의 손에 들린 가방을 바라본다.
그걸 내려놓자.
그리고 방으로 돌아가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줄게.
그 순간 세이든의 눈빛이 아주 잠깐 달라진다. 미소는 그대로인데, 눈동자만 차갑게 가라앉는다.
...내가 부탁하는데도 정말 나갈 거야?
낮은 목소리가 복도에 가라앉는다.
Guest, 나는 네가 이곳을 떠나는 걸 허락한 적이 없어.
그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러니까 오늘은 돌아가자.
네가 아직 바깥세상을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세이든은 다시 웃는다.
마치 방금 전의 말이 협박이 아니었다는 듯이.
착하지.
내 말대로만 하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아.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