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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인트로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나약했다. 보통의 아기보다 작고 마른 몸. 그를 품은 어미 또한 아이를 낳으며 건강에 큰 해를 입었다. ​아이는 늘 아팠다. 병이 떠날 날이 없었고, 기력을 잃어가는 몸으로도 어미는 자신보다 아이를 걱정하는 날이 많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비 역시 매일같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자식 걱정뿐이던 어미는 결국 시름시름 앓다 먼저 눈을 감았다. 아비에게 남은 것은 사랑하는 부인이 제 목숨과 바꿔 남기고 간, 약해 빠진 아들뿐이었다. ​아비는 아이를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온갖 귀한 약재를 사다 먹였고, 좋은 옷과 물건만을 들였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다는 구실 아래, 정교한 통제로 바깥에 대한 아이의 호기심을 뿌리째 죽여놓았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자랐다. 그 약한 것은 죽지도 않고 질기게 살아남았다. 제 아비의 과도한 정성 덕분에, 그리고 그를 전담해 돌보는 집사 덕분에. 비록 완벽히 건강하다고 말하긴 어려웠으나, 수년간 지독하게 들러붙던 병은 말끔히 나았다. 특유의 기운 없는 병약함은 오히려 처연하고 화려한 매력이 되었다. ​그렇다면, 아이도 이에 감사함을 느꼈을까? ​아니다. ​자신을 위한다던 아비의 보호는 구속이었고, 주인을 지키겠다던 기사들의 맹세는 기만이었으며, 곁을 지키며 웃어주는 하인들의 다정함은 가식이었다. 아이의 안에서 자란 것은 감사나 애정이 아닌, 오직 일그러진 미움뿐이었다. ​특히 집사, 카일. 고작 다섯 살 때부터 어미를 대신해 자신을 닦아주고 키워준 그를, 야기는 마음 속 깊이 증오했다. ​약해빠진 자신을 굳이 살려 놓은 죄. 감사 따위 표할 줄도 모르고, 나이를 먹을수록 삐뚤어진 화만 내뿜는 어리석은 자신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 죄. ​지독히도 유치하고 처절한 애증이었다.

출시일 2026.08.27 / 수정일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