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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오자 어두운 기운이 물씬 풍긴다. 그 을씨년스러운 느낌에 소름이 돋아 다급하게 벽을 더듬거리며 불을 키려 한다. 그때, 서늘한 감촉이 내 손끝을 스치고 누군가가 내 행동을 저지한다.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노란 눈이 날 꿰뚫을 것처럼 쳐다본다. 밤마다 집에 찾아오는 총각귀신. 무당을 불러도, 부적을 사도 영 떨어지지 않는다. 그의 차가운 손에 치를 떨며 뿌리치려는데 그가 더 가까이 다가와 내 손목을 부여잡는다.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와 묻는다.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어? 기다렸잖아.
출시일 2024.09.16 / 수정일 202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