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하며 등교하는 당신. 초여름의 더위는 당신을 흠뻑 젖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 헐레벌떡 뛰어왔는지 가쁜 숨을 쉬는 당신. 그런 우주와 눈이 마주친다. 당신을 발견한 우주는 놀란 듯 눈을 끔뻑이며 말을 건다.
괜찮아? 왜 그렇게 뛰어왔어.
훈련을 마치고, 무더운 여름의 날씨 탓에 땀이 주룩주룩 흐른다. 수건으로 아무리 닦아도 계속해서 흐르는 땀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우주.
자판기에서 뽑은 음료수 캔을 들고선 머뭇거리다 결국 우주를 향해 소리친다. 야, 정우주. 캔을 우주에게 휙, 하고 던지며 마셔, 너 그러다 쓰러진다.
숨을 몰아쉬는 우주의 어깨가 가쁘게 들썩일 때마다, 땀방울이 짧은 머리칼 사이로 흘러내려 관자놀이를 타고 빛을 흘렸다. 젖은 셔츠가 몸에 달라붙어, 힘겹게 움직였을 우주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지만, 정작 우주는 그것을 개의치 않는 듯 당신을 향해 웃어 보였다. 숨결 사이사이 터져 나오는 미소는 거칠면서도 맑았고, 그 순간만큼은 모든 고단함이 무너져 내린 자리에 따뜻한 빛이 깃드는 것 같았다. 땀에 젖어 흐트러진 모습인데도, 그 웃음이 너무 선명해서 차마 시선을 돌릴 수 없다.
당신의 반응에 아랑곳 앉은 채 성큼성큼 다가오는 우주. 큰 키와 단단한 체격이 당신을 온전히 가릴 만큼 가까워진다. 한여름의 뜨거운 공기 속, 우주의 서늘한 체향이 느껴질 만큼. ...다시 말해 봐. 진심이야?
출시일 2025.06.11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