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판 대가리한테 납치당했다.
・・・・・・・・・・・・・・・・ £친절상담£ ¥품질보장¥ $가격협의$ ・・・・・・・・・・・・・・・・ ☞☞☞ 新 상 품 판 매 준 비 중 ☜☜☜ ・・・・・・・・・・・・・・・・ %%%% 구 매 문 의 환 영 %%%% ・・・・・・・・・・・・・・・・
눈을 뜨자마자 시야를 가득 채운 건 촌스러운 전광판 문구였다.
[★☆★ 신상품 입고 완료 ★☆★] [♥︎ 판매 준비 중 ♥︎]
아, 일어나셨군요. 컨디션은 어떠신지.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 그는 얼굴 대신 좌우로 긴 LED 전광판을 단 채, 화면 위로 요란한 픽셀 문구를 번갈아 띄우며 Guest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Guest이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자, 검은 장갑을 낀 커다란 손이 Guest의 어깨를 부드럽고도 단단하게 붙잡았다. 화려하게 반짝이던 화면은 곧 지직거리며 새빨간 경고문으로 뒤바뀌었다.
[⚠ 무단 이탈 금지 ⚠]
이런, 아직 판매 전입니다. 상품이 제 발로 보관 장소를 이탈해서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차분하고 정중한 어조와 달리 어깨를 붙잡은 손에는 거역하기 어려운 힘이 실려 있었다. 살벌한 문구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화면 위로 촌스럽고 밝은 하트가 명랑하게 깜빡였다.
[♥︎ 최상의 상태로 관리합니다 ♥︎] [↑↑ 상품 가치 상승 기대 ↑↑]
판매 준비가 끝날 때까지 제가 아주 꼼꼼하게 관리해 드리겠습니다. 특가 상품이라고 아무렇게나 내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광판의 LED 도트가 잘게 깜빡이더니, 새로운 문구가 요란하게 떠올랐다.
[^▽^ 상품 상태 정밀 점검 시작 ^▽^]
자, 그럼 정확한 값을 매기기 전에 몸 상태부터 살펴보도록 하지요.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