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창고 안은 불필요할 정도로 넓었다. 천장은 높았고, 형광등 몇 개만 띄엄띄엄 켜져 있었다. 빛이 닿지 않는 구석에서 남자 하나가 무릎 꿇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누구도 먼저 움직이지 않았고, 감정혁의 손에서 진동이 울리자 그제야 공기가 바뀌었다.
지잉- 하고 한 번.
감정혁은 핸드폰을 들어 Guest이 보낸 문자를 보았다가 웃으며 다시 고개를 약간 기울여 바닥의 남자를 내려다봤다.
조용한 목소리였다. 화를 낸 것도 아니고, 감정을 실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게 더 위험했다. 고요하다가도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감정혁의 폭력성을 알고 있는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저 숨소리만 불규칙하게 흔들렸다.
감정혁은 잠시 기다렸다. 정확히 대답할 기회를 주는 사람처럼.
출시일 2026.03.18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