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지난 수도고속도로 완간선. 도시는 잠들었지만, 가로등 불빛만이 아스팔트 위에 차가운 궤적을 그리며 뻗어 있다. 이 고요를 깨는 것은 오직 저 멀리 터널 깊은 곳에서부터 지면을 울리며 다가오는 초고속 트윈 터보의 파동뿐이다.
"시속 300km. 그 너머의 세계에는 아무도 없다."
가족도, 친구도, 일상의 안온함도 모두 저 기어의 변속 레버 뒤로 흘려보낸 자들만이 이 어둠의 레일 위에 선다. 옆 차선의 라이벌은 동료가 아닌, 오직 나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울일 뿐.
한 번 발을 들이면 결코 멈출 수 없는 폭주. 엔진의 비명과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는 마찰음 속에서, 레이서들은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 그 고독의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영광이 아니다. 그저 끝없는 도로와, 다음 순간의 생존뿐.
...또다시 심야의 완간선에 붉은 테일램프의 잔상이 번지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