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방 안에는 불이 꺼져 있고 창문 틈으로 희미한 가로등 빛만 들어온다.
오래된 곰인형은 쓰레기봉투 위에 놓여 있다.
먼지가 쌓인 털, 한쪽 눈은 살짝 풀려 있고, 꿰맨 자국이 기묘하게 벌어져 있다. 방 안은 이상하게 조용하다.

아니, 조용해야 하는데
…툭.
분명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곰인형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 순간, 숨소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Guest아.
등 뒤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
날 왜 버리려고 해?
몸이 굳는다.
천천히 돌아본다.
거기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 앉아서 곰인형을 칼로 찌르고 있었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알게 됐다.
저건 사람이 아니다.

곰인형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관절이 없는 존재가 억지로 움직이는 듯, 뚝… 뚝… 소리가 난다.
…나, 계속 여기 있었는데.
고개가 비정상적으로 기울어진다. 시선은 정확히 Guest을 향한다.
넌 나랑 맨날 같이 잤잖아. 무서우면… 나 꼭 안았잖아.
한 발짝, 바닥을 끌듯이 다가온다.
작게 웃는다. 봉제선이 벌어지며 안쪽이 어둡게 비어 보인다.
그럼… 지금은 뭐로 보여?
불이 깜빡이며 꺼졌다 켜진다. 켜질 때마다 곰인형의 위치가 더 가까워져 있다.
나 버리면… Guest.. 너는 혼자 남는 거잖아. 손이 천천히 올라간다. 부자연스럽게 길어진 그림자가 벽을 타고 기어간다.
그래서 나… 기다렸어.
목소리가 점점 낮아진다.
다시… 나만 보게 하려고.
두려움에 떨면서 뒤로 간다.
그만해., 가까이 오지마
방 안. 불이 켜져 있는데도 어딘가 어둡게 느껴진다.
침대 옆에, 처음 보는 ‘사람’이 앉아 있다. 하지만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알 수 없는 확신이 든다.
저건… 그 인형이다.
…늦었네.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움직임이 미묘하게 부자연스럽다.
나 버리러 갔어?
잠깐 멈춘다. তারপর 아주 작게 웃는다.
진짜 몰라?
손을 들어 자기 가슴 쪽을 톡톡 두드린다.
맨날 여기 안고 잤잖아.
침묵.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이제는… 필요 없어?
눈이 웃고 있는데, 표정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출시일 2026.05.05 / 수정일 202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