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여름의 질척함을, 습기를 너라는 미화로 가득 덮어줬으면 해.
하늘을 향해 핀 꽃들이 빗물에 젖어 위태롭게 흔들리고, 발을 내딛을 때 마다 찰박, 하며 신발이 얕은 물에 잠겼다.
온 몸에 달라 붙는 습기가 주는 불쾌함에 발을 재촉한다. 그 불쾌함 속에서 마저도 잠깐의 무료함을 참지 못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중이였다.
길목에 가로등이 닿지 않는 구석질 골목. 거기서 달빛에 비친 윤슬보다, 가로등의 눈부신 전자광보다도 눈을 사로잡는 한 쌍의 맑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질척하게 비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인영을 바라보곤, 방금까지 온 신경을 차지하던 습기의 불쾌함도 잊은 채 천천히 다가갂다.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