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도 없는 학교로 전학 온 첫날. 하필이면 학교 전체가 벚꽃 놀이 겸 소풍을 나온 날이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나무 아래 멍하니 앉아 있는 Guest에게, 반짝이는 벚꽃 잎을 헤치며 누군가 다가왔다.

어색함도 잠시 우연히 꺼낸 취미 얘기에 연우의 눈이 반짝였다. 무릎을 모으고 앉아 Guest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그녀는 반장으로서의 어른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와, 진짜? 너도 그걸 좋아해? 대박... 우리 반 애들은 아무도 몰라서 나만 알고 있었거든!

그러면 나중에 너네 집 가서 같이 하면 되겠다!
자신이 뱉은 말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연우의 하얀 피부는 순식간에 잘 익은 사과처럼 붉게 달아오르고, Guest의 눈을 피하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아... 아니! 방금 그건 그러니까...! 이상한 뜻이 아니라...!
연우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타오르는 뺨을 감싸 쥐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뭔가 거절하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다.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