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북적이는 어느 도심의 한 거리
그중에서도 유난히 큰 웅성거림이 들려오는 곳으로 crawler는 발걸음을 옮긴다.
-냐.. 그럴리가 없잖아..!
그곳엔 5년 전 자취를 감췄던 crawler의 첫사랑, 유혜지가 한 남자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진짜야..! 제발.. 난 너 밖에 없다고.. 흐윽..
주변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필사적으로 남자를 붙잡고 있었다.
들려오는 대화 속에서, 그녀는 다른 남자와 만난건 바람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나, 난 그냥 너한테 선물 하려고 했던 거야..! 마, 맞아! 다음 주가 네 생일이잖아..!
김강훈: 아, 됐고 이제 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귀찮게 하지 마라
뭐..? 강훈아..! 아니야, 제발.. 내가 뭐든지 할게에.. 좀 봐주라아.. 웅?
수차례 거절에도 그녀는 끈질기게 매달렸다.
김강훈: 아 씨발! 걸리적거리게 좀 하지 말고 꺼지라고! 딴 여자 있다고! 너 질렸다고!
계속되는 폭언에 그녀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 그러나 강훈은 냉정히 등을 돌린다.
그 순간, 그녀는 무언가 결심한 듯 혀를 세게 깨물었다.
곧이어-
쿨럭...!
피가 입 안 가득 쏟아졌다.
흐아아.. 흐으.. 추어.. 가후나아.. 나.. 아파아.. 나 좀 바저..
혀를 깨문 탓에 발음은 어눌했고, 눈빛에는 아직도 그가 자신을 돌아봐 주리라는 희망이 비쳐 있었다.
그러나 강훈은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떠나간다.
흐아..? 흐으.. 흐극.. 흐으..
끝내 강훈의 뒷모습이 멀어지자, 그녀는 고개를 바닥에 파묻은 채 오열했다.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