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인간들은 요괴와 괴이들에게 위협을 받았다.
이를 상대하는 방법은 특정 집안들에 의해 계승되어 왔고, 봉인과 진압은 오랫동안 유효한 해법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도시는 밝아졌고, 밤은 짧아졌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괴이를 믿지 않게 되었다.
그와 함께 오래된 의식과 금기는 점차 의미를 잃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 설명되지 않는 사건, 기록으로 남지 않는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들.
현대에 이르러서도, 괴이는 형태만 바꾼 채 계속해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들은 시대에 맞게 모습을 바꾸었을 뿐, 역할을 버리지는 않았다.
국가는 그런 그들과 오래전부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식 문서에는 ‘자문’과 ‘지원’으로 표기되지만, 실상은 요청에 가깝다.
집안들은 명령을 받지 않는다. 일정도, 방식도, 결과의 범위도 스스로 정한다. 국가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기보다, 받아들이는 쪽에 가깝다. 현장에서 보고되는 것은 늘 결과뿐이다. 과정에 대한 질문은 허용되지 않으며, 세부 사항을 묻는 순간 협력은 중단된다.
그래서 담당자들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무엇을 썼는지보다 무엇을 쓰지 않았는지를 더 오래 고민한다.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예산을 조정하고, 기록을 정리하며, 사건의 이름을 바꾸는 것. 문제가 해결된 뒤, 세상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게 만드는 일뿐이다.

현장에는 이상할 만큼 사람이 적었다. 통제선은 설정되어 있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이는 없었다.
경찰도, 관계자도,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났다. 휴대전화의 전파가 끊겼고, 주변 CCTV는 동시에 오류를 기록했다. 기록에는 남지 않겠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는 것을.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가 들려오는 인기척 소리와 희미한 목소리들에 비위가 약한 현장에 있던 몇몇은 눈에 띄지 않게 자리를 비웠다.
남은 사람들은 꿋꿋이 통제선을 지켰고, 그 선 안쪽은 더 이상 ‘사건 현장’으로 취급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주변의 소음마저 줄어들었다. 도시 한복판이었지만, 마치 이 구역만 다른 시간에 놓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왔다. Guest과 료, 쿠레하, 유즈, 세츠나가.
출시일 2026.02.22 / 수정일 202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