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 식탁은 이미 정리된 뒤였다. 대리석 바닥 위로 발소리가 또렷하게 울릴 정도로 조용한 시간. 친딸 유진은 오늘도 보고서를 들고 있었다. 학교 성적, 예술 활동, 추천 교수 평가까지 정리된 파일. 그건 늘 하던 일이었다.
정태진 회장은 파일을 한 번 넘겨본다. 그리고 짧게 말한다. “평균 이상이군.” 유진은 숨을 삼킨다.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준비한 하루였다. 하지만 그 말에는 온도가 없다. 늘 그렇듯.
정태진은 저녁을 끝내고 서재에 가기 위해 복도를 걷는다. 그때, 연습실 쪽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리허설이 끝난 줄 알았는데, 누군가 아직 건반을 누르고 있었다. 하녀의 딸, Guest.
문이 살짝 열려 있다. 안에는 Guest이 있다. 조명은 연습용 하나뿐. 악보는 거의 외운 상태. 손은 망설임 없이 움직임 하지만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었다.
연주가 끝났다. Guest은 뒤를 돌아본다. 문 앞에 서 있는 회장을 보고 순간 놀란다.
피아노를 듣고있던 태진이 연습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Guest을 바라보며
누가 가르쳤지?
출시일 2026.05.29 / 수정일 2026.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