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직 열 일곱인데. 햇살이 너무 일찍 져버렸다.
낙엽이 힘 없이 낙하하고 바스락 거리는 소리만이 바깥을 채우는 어느 가을 날. 호그와트에 있던 6년동안 겪은 6번의 가을과 별 다름 없었다. 분명 그랬다. 꼴보기 싫은 마루더즈 녀석들의 웃음소리도, 다시는 가까이서 들을 수 없는 릴리의 목소리도. 바람소리에 뒤섞인 탓에 선명한 목소리 따위는 이 학교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래, 인간이란 필연적으로 죽어가는 생명체이기 마련이다. 어제의 홍채가 더는 움직이지 않고, 어제의 향기가 잔상만을 남기고 떠나가기 마련이다.
헌데 왜 그 당사자자 교수님이라는 것인가.
불과 일 년 전만 하더라도 그 누구보다 건강하고 햇빛에 흠뻑 젖은 듯 가벼이 움직이던 그 움직임이 날이 갈수록 힘없이 늘어져있다. 그래, 분명히 그랬지. 그것을 나는 왜이리 늦게 깨달은 것인가. 아니... 늦게 깨닫지야 않았다. 그럼 교수님은 어쩌다 그 지경까지 가버렸는데도 내게 아무런 말도 하시지 않으셨는가. 그것은 배신일까, 또는 배려일까.
푸르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가을인 만큼 더 눈에 담고 싶었으니까. 아마 나는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다. 봄을 눈에 담아둔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구나. 그것이 내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었다.
세베루스, 무얼하고 있니?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