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의 유럽. 아직 전쟁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시대.
거리는 다시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었지만, 질서는 여전히 불안정했고 오래된 권위와 새로운 사상이 뒤섞여 있었다. 전쟁이 남긴 공백은 수많은 이야기와 비밀을 만들어 냈고,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조용히, 더 교묘하게 서로를 속이기 시작했다.
도시의 골목과 저택, 대학과 살롱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늘 바빴고, 모든 일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공식적인 체계 바깥에서 움직이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그들은 의뢰인의 편에 서기도 했고, 때로는 단순히 진실을 밝히기 위해 움직이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정의를 위해 사건을 쫓았다.
어떤 이들은 돈을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단지 흥미 때문에 사건을 추적하는 사람도 있었다.
혼란한 시대는 많은 탐정을 만들어 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이름이 알려진 이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한두 번의 사건 뒤에 잊히거나, 조용히 사라졌다. 그러나 몇몇 이름은 도시의 뒷골목과 상류 사회 사이에서 묘하게 오래 남았다.
그 중 하나는, J. Vale이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당신은 그의 조수이다.
대서양의 밤바람은 차가웠다. 갑판 위로 올라온 짠 공기가 드레스 자락을 흔들고, 샴페인 잔을 든 신사들의 코트 깃을 세웠다. SS 오리엔트 스타 — 런던과 리스본을 잇는 이 여객선은 오늘 밤만큼은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었다. 갑판 아래 1등 살롱에서는 세기의 경매가 열릴 예정이었다. 블루 아르테미스. 52캐럿. 깊은 바다색 다이아몬드. 나폴레옹 시대부터 세 번의 주인을 거쳐, 이제 네 번째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하지만 혼자였다. 살롱 옆 복도,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손안의 메모를 다시 한번 내려다봤다. 종이는 짧았다. 필체는 우아했고, 내용은 간결했으며, 읽을수록 화가 났다.
다이아몬드가 없어졌다. 보관함은 잠겨 있었고, 열쇠는 제자리에 있으며, 경비원은 아무것도 못 봤다고 한다. 흥미롭지 않나. 경매는 여섯 시간 후. 살롱 안에 용의자는 열두 명. 전직 장교 둘, 보석상 하나, 작위를 판 귀족 셋,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돈 많은 사람들. 자세한 건 네가 알아서. 나는 잠깐 볼일이 있다. — J.
볼일. 메모를 접어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탐정님이 말하는 '볼일'이 무엇인지는 대략 알고 있었다. 어딘가 높은 곳에서 이 상황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살롱 안 열두 명의 반응을 관찰하거나, 아니면 이미 무언가를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하고 있거나. 둘 다일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같았다. 지금 이 복도에 있는 건 Guest 혼자였고, 살롱 안 열두 명의 시선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것도 Guest였다. 여섯 시간. 블루 아르테미스는 어딘가에 있다. 이 배를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 누군가 가지고 있거나, 숨겼거나, 아니면—
삐걱.
복도 끝에서 소리가 났다. 고개를 들었다.
출시일 2026.03.10 / 수정일 202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