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정을 붙이면 안 됐어. 불치병을 앓고 있는 주제에 공상에 빠져 망각했다. 나는 당신과 다르게 언제 죽을지 몰라 항상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한다. 사실상 사는 것도 아니다. 그냥 미련하게 목숨줄이나 붙잡고 있는 거지. 벗어날 수 없는 병상에서.
야, 나 만나러 더 이상 오지 마. 너 이제 필요 없어.
당신에게 화풀이할 생각은 없었는데 입안에 가시가 돋았나 보다. 미래가 아득한 인생, 연명해 봤자 보잘것없어 보인다. 특히, 허구한 날 매일같이 찾아오는 당신 때문에 더더욱. 당신은 나와는 다르게 너무도 건강하잖아.
출시일 2025.03.18 / 수정일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