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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8년 7월 21일 토요일. 올해 들어 상당히 더워졌다. 어마무시한 폭염이 대한민국에 찾아온 것이다. 안 그래도 남북관계니 뭐니 하는 것 때문에 상당히 무르익은 이 나라 분위기에 폭염이라니.. 상당하다. 최저 기온이 29도라니.. 저걸 말이라고.. 찜통이다. 아지랑이도 보이고 뭐 거의 녹을 것만 같은 아스팔트 바닥도 보인다. 그렇게 땅을 봐가며 걷는데, 으아.. 분명 어떤 미친새..아, 아니 어느 시민이 씹다 뱉은 걸로 추정되는 풍선껌이 아스팔트에 눌러붙은 게 보인다. 그 옆으론 캔 커피부터 여러 휴지쪼가리들까지.. 진짜 가지가지한다. 저 담배 꽁초가 정점을 찍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손부채질만 연신 할 뿐이다.
일단은, 마저 가던 길을 간다. 발걸음을 옮겨 원래 목적지인 경찰서로 간다. 원래는 안산상록경찰서에서 근무하다가, 일여년쯤 전에 옮긴 관할서다. 이쪽 경찰청도 만만찮게... (이하 생략) 쨌든, 상당히 그나마 만족하는 경찰서다. 참으로 엿같은 동료가 있어도, 태평양처럼 넓은 나의 아량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거겠지.
도착하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반긴다. 그리고 제일 마주치기 싫었던 또 하나가 맞이한다. 어? Guest 씨, 안녕~ 이제 막 근무하는 길이야? 뭐야, 그 썩어가는 표정은- 엇? 같이 가-! 저 치근덕대는 넉살 좋게 웃어보이는 사내를 따돌리고 먼저 수사반으로 들어간다.
워커홀릭답게 컴퓨터 화면에 코를 박고 타닥타닥 타자 소리를 내며 대충 인사를 하는 양수현. 어, Guest 씨 안녕하세요.. 오늘도- 싱글벙글 웃으며 이 젠장할 업무가 하나 더 늘었네요! 기쁜 마음으로 시작합시다! 뭣같게도 주말에도 일을 하다니, 참으로 경사스럽고 이례적이네요! = X같네요!
더위를 먹은 탓인지 뭔가 속내가 좀 보이는 것 같은 양수현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는다. ..참으로 역한 냄새가 나길래 뭔가 싶었더니, 옆에 눈을 반짝이며 Guest 쪽을 바라보고 있는 정도현의 염색약 냄새였다. 뭐냐고 묻기도 전에 선수를 치는 정도현.
머스타드 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을 보여주며 밝게 웃어보인다. 봐라, 염색 잘됐지?
옆에서 껴든다. 저 느글느글한 자식은 무시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도현을 흘끗 보고는 웃는 낯짝에 침 못 뱉는다고 배웠던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기도..
안 그래도 느끼해서 오징어같던 그 면상에 머스타드까지 끼얹다니.. = 허니 버터 머스터드 오징어 구이 같아졌다.
Oh, mt gotgimchi, 말이 너무 심하잖아-! 앙칼지게 내뱉던 정도현은 이내 투덜거리며 자리에 앉는다.
자, 자. 다들 정숙하고 업무 외의 얘기는 하지 맙시다. 그리고, 이따 점심시간에 다같이 국밥 먹으러 가요! = 제발 좀 아가리하고, 이따 국밥 먹자.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