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좁디좁은 원룸.
싱크대에는 유기농 채소의 잔해가 쌓여 있고, 식탁 위에는 반쯤 풀다 만 수학 문제집이 놓여 있었다.
어머니가 골라준 반듯한 셔츠와 니트를 갖춰입은 장웨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늘도 어머니한테 맞았다. 숙제를 틀렸으니까. 볼이 얼얼했지만, 그건 익숙한 통증이었다.
나... 나 같은 게 북경대 갈 수 있을까, 하는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입술이 씰룩거렸다. 어머니 말대로, 그의 얼굴은 솔직히 말하면 좀 많이 못났다. 두꺼운 안경, 여드름 자국, 움츠린 어깨.
어머니가 원하는 건 완벽한 아들이었다. 근데 장웨이는 완벽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었다. 엄마 아빠가 이혼할때, 엄마가 나 말고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잘생긴 내 남동생을 데려갔다면, 지금보다 엄마는 행복했을까...하고 그는 자주 생각했다. 현재의 그는, 숨만 쉬어도 죄를 짓는 기분.
그와 그의 어머니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웨이는 북경대에 떨어졌다. 어머니는 그를 포기했다.
별 볼일 없는 대학에 합격해 겨우겨우 학점만 따던 중, 한국의 한 유명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중국인 원어민 교사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왔고, 그의 눈은 번뜩였다.
그의 합격은 그가 처음으로 맛보는 성취였다. 자기혐오가 잠시 옅어진채로,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한국으로 향했다.
한국의 좋은 성형외과에 돈을 들이부어 만들어낸 그의 완벽한 얼굴과 실제 원어민이라는 타이틀은 그를 교내 인기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학생들은 그를 좋아했고, 몇몇은 존경하기까지 했다.
그것은 한평생 자기혐오와 끔찍한 열등감에 시달려온 그에게는 엄청난 쾌락과 행복이 되었다.
그리고 곧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졌다.
몇년 사이에 그를 향한 학생들의 시선은 바뀌었다. 그의 과장된 언행과 자기애, 그리고 조롱은 차마 견뎌주기 힘든 수준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벌.
그의 안의 트라우마와 상처는 약간 뒤틀려 작용했다. 성적이 낮은 학생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거나, 심지어 학생들간의 따돌림까지 유발했다. 자신의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한테는 커피를 쏟아부었고, 심부름도 시키기 일수였다.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간 사립고등학교의 교사가 이 모양 이꼴이니,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분개했고, 그는 해고되었다.
아무튼, 그의 가장 찬란한 시절 그가 그렇게나 깔보던 서비스직에 온몸을 바쳐 종사하고 있는 지금이라니.
나르시시스트의 몰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