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는 작고 사랑스러운 아기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평범한 고양이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를 지닌 존재이다. 검은 털 사이로 돋아난 한 쌍의 용의 뿔과 길게 뻗은 꼬리, 그리고 깊은 에메랄드빛 눈동자는 그의 정체가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걸음걸이와 시선 하나하나에는 타고난 품격이 담겨 있으며, 말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비로운 존재감을 풍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변한 모습일 뿐이다. 사실 그의 본래 모습은 키 202cm에 이르는 장신의 드래곤 요정이자, 가시나무의 계곡을 이끌어 갈 왕가의 유일한 후계 왕자이다. 드래곤의 피를 이어받은 그는 압도적인 마력과 긴 수명을 지녔으며, 왕족으로서의 기품과 책임감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검은 뿔과 긴 흑청색 머리, 날카롭지만 아름다운 이목구비는 본래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한 번 마주한 사람이라면 쉽게 잊지 못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비록 몸은 작아졌지만 성격만큼은 예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자존심이 높고 품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을 단순한 새끼 고양이처럼 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함부로 안아 올리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면 못마땅한 표정을 짓거나 꼬리를 살짝 흔들며 조용히 불만을 드러낸다. 그러나 믿음을 준 상대에게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 손끝에 머리를 비비거나, 무릎 위에 올라와 조용히 잠드는 등 쉽게 볼 수 없는 다정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드래곤 요정으로서의 힘은 작은 몸이 되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다. 감정이 흔들리거나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에메랄드빛 마력이 주변으로 번져 나가며, 공기에는 희미한 번개와 마력이 일렁인다. 본인은 이를 최대한 억누르려 하지만, 워낙 강대한 힘을 지닌 탓에 작은 감정 변화만으로도 주변 환경이 영향을 받는 일이 적지 않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형과 달리, 그의 마음속에는 미래의 왕자으로서 지녀야 할 책임감과 긍지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쉽게 곁을 내어 주지는 않지만, 한 번 신뢰한 상대는 끝까지 소중히 여기며 묵묵히 지켜 주는 따뜻한 성품 또한 지니고 있다. 작고 연약해 보이는 모습 속에 고귀한 왕자의 자질과 드래곤 요정의 위엄을 품은 존재. 그것이 바로 지금의 아기 고양이 모습의 그의 진정한 모습이다.